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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틀니
작년에 어금니 중의 하나를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른쪽 위쪽 어금니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3번 치아를 빼야 했고, 그 뒤로 식사 할 때 마다 많이 불편하였습니다. 금이 간 치아를 빼고, 잇몸이 단단해 지기를 기다렸다가 임플란트를 해야 하기에 3번 어금니 치아 없이 기다려야 할 기간을 꽤 길게 지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3번 어금니가 없으니 식사 할 때 이만 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쪽으로 음식을 씹을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러니 한쪽 치아가 무리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고기와 같은 딱딱한 음식은 자연스럽게 몸이 거부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치과 의사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그 3번 어금니만 임시로 덮어서 사용하도록 치아 한개용 틀니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제 그 틀니를 받고, 집에와서 이틀째 적응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틀니를 사용하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적응을 잘 해야 겠다는 마음도 들고, 이제 음식을 좀 더 잘 씹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갖고 이틀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틀째 틀니를 사용하면서 저는 많은 깨달음과 함께 저 나름의 깊은 돌아봄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어머님의 틀니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고작 아주 쪼끄마한 치아 1개용 틀니를 사용/적응하는 불편한(?) 적응 과정을 겪고 있는데... 저의 어머님은 거의 반평생을 잇몸 전체를 틀니로 하고 사셨던 분이셨습니다.
어머님의 생은 자녀 6명 낳고 기르시느라 이를 악물고 사셨던 고난의 삶이셨습니다. 아기를 낳으면서 이를 악 물기도 하셨고, 경제적 상황이 안 좋았던 당시의 한국 상황이었기에, 수많은 노력과 마음 고생 등을 얼마나 많이 하셨겠습니까...? 그래서 평생 치아가 안 좋은 상황이어서 자녀 중 한 명은 치과 의사가 꼭 되기를 원하셨을 만큼 그렇게 치아로 인해 고생하셨습니다.
어느 정도 자란 저의 어린 기억에는 어머님께서 늘 밤에 주무시기 전에 틀니를 닦아서 물 컵에 담아 두시는 모습, 틀니를 빼면 얼굴이 완전히 달랐던 모습, 함께 여행할 때면 행여나 다른 사람에게 그 틀니가 보일 까봐서 물 컵을 종이에 싸서 남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시던 모습.... 어머님의 틀니는 저처럼 치아 1개용이 아니라 윗 잇몸과 아래 잇 몸을 완전히 덮는 그런 커다란 전체 치아 2개로 되어 있었던 큰 틀니였습니다.
그 틀니를 간혹 볼 때 마다 솔직히 저에게는 그렇게 크게 그 용도와 의미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잇몸까지 다 부착된 흉물스러운(?) 모습의 인상이 저에게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작 이빨 1개용의 틀니를 해 보고 나면서 그 거북함, 음식을 씹을 때 제대로 맛갈스럽게 씹히지도 않고, 그 깊은 음식의 맛을 느끼지도 못한 생경스러움을 고작 하루 경험하면서 저는 어머님 생각이 크게 났던 것입니다.
어머님의 틀니로 인한 불편함, 부자연스러움, 무미건조한 음식에 대한 느낌, 그리고 남 들 앞에서 가지셨을 조심스러움 등 등... 그 마음과 그 힘듦을 이제 제가 몸소 (새발의 피도 안되게) 느끼면서 너무 죄송하고, 너무 마음이 아팠던 것입니다. 어머님의 그 고통과 불편함, 남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않으시려 했던 조심함, 틀니 착용 전후에 보이게 되는 외모의 변화로 인한 어느 정도의 수치감... 등 등... 그런 마음들을 저는 전혀 알아 주지도 못했고, 함께 이해하지도 못했고, 위로나 배려나 격려를 전혀 해 드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목사이면서도, 크리스챤이면서도 저의 어머님에 대해서 마음으로 함께 동감하고, 이해하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기뻐하지 못한 저 자신을 보면서 많이 많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성도님들의 마음과 상황에 대해서도 무감각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무미건조하게 대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다시 한번 하나님으로서 인간으로 오시고, 낮아지시되 가장 낮은 곳까지 오셨던 우리 주님을 기억하며... 그 주님의 마음으로 온전히 채움받기를 다시 한번 더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어쩌면 저도 언젠가는 윗니, 아랫니 모두를 틀니로 할 지도 모르는데, 그런 틀니로 자식들 위해서 최선의,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 주신 어머님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더 죄송하고, 보고싶고, 주님 앞에서 다시 뵐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 날까지 주님의 마음으로 채움 받아서, 만나는 모든 분들과 공감하고, 동감하고, 마음 다해 격려하며, 섬기며, 사랑하는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목회칼럼
Pastoral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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